신체검사 및 증거물 채취
성폭력 피해자의 신체검사 시에는 강제 성행위에 의한 손상뿐 아니라, 동반된 신체적인 폭행에 의한 손상도 평가하게 됩니다. 동시에 법의학적 증거물의채취도 함께 이루어집니다. 병원에 따라서는 성폭력 피해자의 신체검사 및 증거물 채취를 용이하게 하는 사전 제작 된 성폭력 응급 키트를 보유하고있는 곳이 있습니다. 성폭력 응급 키트의 내용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신체검사는 보통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1) 피부 검사
원칙적으로 성폭력 피해자는 옷을 모두 벗고, 피부에 입은 손상을 평가 받고, 가해자의 신체 조직 등 남아 있는 법의학적 증거를 채취받게 됩니다.
피해자는 2장의 큰 종이를 겹쳐서 바닥에 깔고 신발을 벗고 올라서 종이 위에서 옷을 벗습니다. 아래쪽 종이는 바닥에 의한 오염을 방지하기위한 것이며, 피해자가 접촉한 종이는 따로 수거하여 가해자의 신체 조직을 찾는데 사용합니다. 피해자가 입었던 의복은 증거물 채취를 위해따로 수집됩니다.
검사자는 육안으로 환자의 피부 전반을 확인하고, 자외선 불빛을 피부에 비추어,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는 정액의 흔적 등을 다시 확인합니다.가해자의 정액이나 다른 신체 분비물이 묻어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은 면봉으로 닦아 검체를 채취합니다. 피해자가 느끼기에 가해자의 체액이묻어 있다고 생각되는 부위가 있다면, 육안이나 자외선 불빛에서도 흔적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검체를 채취합니다.
피해자가 저항을 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손톱 아래에 가해자의 신체 조직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손톱을 깎아 증거물로 보관합니다. 더불어,피부에 남아 있는 이물질이나, 찰과상, 열상, 타박상 등의 상처는 기록지에 기록이 되고,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엑스레이 촬영 등을하게 됩니다.
2) 구강안면 검사
이 검사는 주로 구강의 소대, 볼점막, 연구개의 유지 여부를 확인하고, 구강 내 성기 삽입이 있었다면 가해자의 정액을 찾는 데에 목적이있습니다. 피해자의 입술 및 구강 점막에서 면봉으로 검체가 채취되며, 경우에 따라서 치실로 치아 사이의 조직을 채취할 때도 있습니다. 피해자는검사 시행 전에 음식물이나 물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 성기 및 항문 검사
피부와 마찬가지로 육안과 자외선 불빛을 사용한 시진이 우선 이루어집니다. 여성의 질은 강제적인 성행위 시 손상되기 쉬운 부위이며, 신체검사시 피해자의 20~30%에서 육안으로도 성폭력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청소년이거나, 이전의 성교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처녀막 손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상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위하여 질경을 삽입하여, 육안적 검사를 먼저 시행하고, 좀 더 정밀한검사 및 사진 촬영을 위해 질 확대경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외음부의 외상이 의심이 되나, 시진 상 명확히 확인되지 않을 때는 염색약인 톨루엔블루용액을 외음부에 도포하여, 얕은 찰과상의 염색 여부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검사 후에는 마찬가지로 증거로 쓰일 검체를 채취합니다. 가해자가흘린 음모 채취를 위해, 피해자의 음부를 빗질하여 나오는 음모를 채취합니다. 피해자의 음모와 구분을 위해 피해자의 음모 일부와 머리카락을뽑아서 따로 보관합니다.
항문으로 성기 삽입이 시도된 경우에는 직장 검사도 시행합니다. 피해자는 옆으로 눕고 양 무릎을 굽혀 가슴에 댄 자세를 취하게 되고, 검사자는항문 주위의 손상 및 출혈 여부를 확인하고, 마찬가지로 검체를 채취합니다. 출혈이 있는 경우는 출혈 부위를 찾기 위해 항문경이나 에스자결장경내시경 검사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채취된 증거물은 관할 경찰서의 책임 하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져 유전자 감식 및 필요한 검사에 사용됩니다. 이 결과는 다시 관할경찰서로 통보되게 되며 관할 경찰서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결과를 토대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합니다. 검찰에서는 사건을 검토해서 필요하면보강 수사를 지시하고, 사건을 재판에 회부하며,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사건의 유죄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법의학 검사는 전술한 바와 같이 강간의 법적인 정의에 합당하도록, 성행위가 이루어졌다는 것과, 이 행위가 강제적이었다는 것을 밝히는 데 사용됩니다.
피해자의 질, 항문, 구강 등에서 채취한 증거물로 정액의 존재 여부가 검사 됩니다. 검체를 슬라이드에 도포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정자가발견되거나, 검체에서 정액의 성분인 산성 포스파아제가 높은 농도로 측정되는 경우, p30 전립선특이항원이 발견되는 경우를 정액 검사 양성으로판단합니다. 정액 검사상 양성소견은 법정에서 강간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그러나 다음 같은 경우에는 정액 검사가음성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 성폭력 후 검체 채취까지 많은 시간이 경과된 경우
- 가해자가 무정자증이거나 정관절제술을 시행 받은 경우
- 가해자가 사정을 하지 않은 경우
- 피해자가 검체 채취 전 목욕, 샤워, 좌욕 등을 한 경우
또한 피해자가 검사 72시간 이내에 합의하에 성교를 한 적이 있으면, 정액검사 상 위양성 소견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성폭력피해자 중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의 환자가 정액 검사를 받게 되며, 이중 38-48%의 검사에서 양성 소견을 보인다고 합니다.
정액 검사 이외에도 가해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서 DNA 분석 및 혈액형 분석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DNA 분석의 목적은 증거물에서 밝혀진DNA와 용의자의 DNA의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습니다. 개개인의 DNA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매우작은 양의 검체나, 오염된 검체로도 시행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혈액형 분석은 주로 검체의 DNA와 용의자와 DNA 분석 결과가 일치하지않는 경우, 용의자의 혐의를 배제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문진
성폭력을 당한 직후, 피해자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성폭력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진이 정확한 병력을청취해야만 성폭력에 의한 피해자의 신체적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는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을 위한 기본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때문에 법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 간호사 등의 의료진뿐 아니라 경찰이나, 전문 상담사 등이 문진에 동참할 때도있습니다. 미성년 피해자의 문진 전에는 보호자나 법적 대리인의 동의를 구하게 됩니다.
문진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폭행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피해자의 개인 병력입니다.
1. 폭행 상황 문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됩니다.
1) 가해자
통계적으로 성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알고 지내던 사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면식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게됩니다. 가해자가 모르는 사람일 경우에도 가해자의 신분을 추측할만한 내용이 있으면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가해자 한 명에 인한 단독범행이었는지, 여러 사람에 의한 폭행이었는지 여부도 중요합니다.
2) 구체적인 폭행의 내용
성적 접촉 이외의 다른 신체적 폭행이 동반 되었는지 여부, 위협하는데 사용된 무기 또는 무기로 사용된 물건의 종류를 알고 있어야합니다. 또한 질, 항문, 구강 등 피해자의 신체 기관 내 실제적인 성기 삽입이 있었는지의 여부, 가해자의 사정 여부, 가해자가 사정을 했다면,체내 사정이었는지, 체외 사정이었는지 등, 성폭행 당시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주셔야 합니다.
3) 성폭력 발생 시간
성폭력 발생 후 72시간이 경과되면, 법의학적 증거를 찾을 확률이 희박해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법의학적 증거를 찾기 위한 신체검사는의미가 없으므로 시행되지 않습니다. 또한 응급 사후 피임약도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으므로, 발생 시간을 정확히 알아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성폭력 발생 장소
성폭력 발생 장소에서 조사를 통해 추가적인 증거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발생 장소를 아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5) 약물 복용 여부
가해자가 약물을 강제로 복용하게 하였거나, 다른 음료나 음식의 섭취 후 중독 증상을 경험했다면 이를 밝혀주셔야 합니다. 피해자가 약물복용을 한 기억이 불명확하더라도, 의식이 없었다면 약물 복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자고 일어나 보니 옷이 벗겨진 채였다던지,자고 일어난 후 성기의 상처를 발견했거나 성기의 통증이 있었던 경우도 약물 복용을 의심할만한 상황입니다.
6) 성폭력 후 샤워, 목욕, 좌욕, 또는 의복을 갈아입었는지 여부
병원 방문 전 샤워, 목욕, 좌욕 등을 하거나 의복을 갈아입었을 경우에는 가해자의 정자 등 법의학적 증거를 찾을 확률이 떨어지게 됩니다.
2. 성폭력에 의한 의학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피해자의 개인 과거 병력 청취도 이루어집니다.
1) 마지막 정상 생리일, 피임 여부
성폭력에 의한 임신 위험도를 평가하는데 중요합니다.
2) 마지막 정상 성교일
성폭력 3-4일 전 정상적 성교를 한 적이 있다면 범인의 신분을 밝혀내기 위한 정자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알레르기 및 기타 병력
항생제 및 사후 피임약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밝혀주셔야 합니다.
4) 이전의 성폭력 경험 여부
통계적으로 어린 시절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성폭력 피해를 입게 될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전의 성폭력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피해자는 그 사실을 꼭 밝히고, 이를 고려한 정신과적 면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코리안 메디?http://koreanmedi.com/html/cli_view.php?Hid=2715&Groups=89&Hcate1=89&Hcate2=0&Hcmod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