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美, 조사 안한 성폭행 검사물 수십만 건 누적…성폭행범 제때 못잡아…처리 위한 입법 캠페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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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슈빌(미 테네시주)=AP/뉴시스】차의영 기자 = 수십만 개가 넘는 성폭행 검사 키트가 미국 전역에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많은 주에서 수십 년 묵은 이것들의 신속한 조사를 위한 입법을 발의하는 등 지연 규제 노력에 나서고 있다.

테네시주 멤피스에만도 1980년대까지 소급되는 1만2000개 이상의 검사 키트가 아직도 조사를 마치지 않은 채 쌓여 있다고 뉴욕에 본부를 둔 성폭행 키트 행동계획 (RKAP)이 밝혔다.

이 단체는 지금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전국에 누적된 미검사 키트를 추적해오고 있으며 텍사스주에서 경찰의 증거물 보관소마다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것만도 1만6000개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다.

테네시주를 비롯한 17개 주가 새롭게 이를 단속할 기관이 필요하거나 일정한 기간까지 성폭행 검사 키트를 검사하고 분석할 시설을 만드는 등 새로운 법규를 만들자는 입법 제안에 나서고 있다.

이들 중 콜로라도, 일리노이, 텍사스 등 3개 주는 이미 검사받지 않은 성폭행 검사 키트에 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성폭행 계획(Rape Project )이란 민간단체의 나타샤 알렉센코 대변인은 “우리도 입법 운동을 위해 이번에 세어보기 전에는 얼마나 많은 양이 쌓여 있는지 몰랐다”며, 전국적으로 이런 미검사 키트가 40만 개 이상 산적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센코 자신도 성폭행 피해자로서 검사 키트를가지고 검사를 했지만 그 검사물은 거의 10년이 지나서야 테스트를 거쳤고, 거기에 맞는 체액의 강간범이 마침내 체포되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역시 성폭행 피해자였던 미건 이보스는 몇 년씩 쌓여 있는 누적 성폭행 검사 키트를 검사하라는 입법 압력을 위해 전국 순회 운동을 벌여왔다. 27세의 그녀는 16살 때인 2003년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검사를 받았지만 검사 결과물에 대한 감정이나 그 후의 소식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었다.

2012년에야 그녀는 뉴스를 시청하다가 경찰이 자신의 집 근처에 사는 연쇄 강간범 용의자를 체포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를 당장 알아본 그는 자신의 강간 검사 키트에 대한 수사를 강력 요구했고 결국 DNA 검사에 의해 그 용의자가 범인임을 확인했다.

이보스처럼 오랜 세월을 기다려 범인을 확인한 경우도 많지만 너무나 많이 누적된 검사물 때문에 특별 입법을 하지 않고는 쌓인 물량을 검사,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따라 누적된 성폭행 피해 검사 키트에 관련한 입법 운동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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