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화된 성폭력 피해자

_테오즈

 

성폭력 피해자를 이미지화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성폭력 피해자는 일상속에, 그 어디에나 존재해왔음에도 그 각자는 굉장히 다양한 기질과 욕망, 그리고 싸움의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단일화하는 프로파간다는 쉽지 않고 도전적입니다. 어려워야죠.

그런데 그간 한국의 미디어들, 특히 인터넷 뉴스기사들은 보도윤리 말아먹고 피해자들을 포르노적으로 노출시키기에 몰두했어요. 클릭수가 올라가는 먹잇감으로 삼은겁니다. 이점은 Y님도 여러 번 지적하셨어요.

 

 

이제까지 셰도우 핀즈 계정에서 저격한 언론속 피해자 이미지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일러스트레이션들입니다. 한번에 보시기 좋도록 움짤로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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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은 이와 같습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보이시나요? 이 이미지들이 어떤 모방범죄를 방관하고 있는지, 어떤 피상적인 비극과 동화를 재생산하고 있는지? 물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이미지는 ‘이미지’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사 제목과 논조, 그리고 댓글창들이 한몫해주죠.

작년에 트위터에서도 화제였던 NEW YORK MAGAZINE의 표지를 한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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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김새와 인종, 옷차림을 한 여성들이 정면을 똑바로 보고 앉아있네요. 의자가 하나 비어있는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http://nymag.com/thecut/2015/07/bill-cosbys-accusers-speak-out.html#

 

뉴욕 매거진은 이때 커버스토리로 빌코스비에게 성폭력당한 35명의 여성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이 만든 ‘이미지’는 강력했고 호소력이 있었습니다. 목적이 피해자 물어뜯기가 아니었어요.

가해자와 언론이 피해자를 들여다보면 피해자도 그들을 똑똑히 들여다 보는 ‘인간’입니다. 피해자의 얼굴위에 모자이크를 만들고,얼굴이 보이는 사진 대신 어깨나 손만을 프레임안에 넣는 방법을 쓰는 분들도 있지만 이것은 ‘신변보호’와는 다른 의미인 것입니다.?피해자가 직접 요청한 일이 없는데도 그렇게 조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더 노골적으로 피해자가 쓰러져 있는 사진을 찍기위해 동작을 연출해줄 수 없느냐는 요청을 상담소에 해오는 기자도 있다고 합니다. 대체 뭘 위해서?

저처럼, (또 타임라인에 있는 여러분처럼), 제 3자인 분들은 특히 피해자의 ‘외면’이 불특정 다수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셔야하고, 또 많은 문제제기를 하셔야 합니다. 우리의 지랄력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이에요.?피해자 스스로가 싸우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피해자는 ‘이미지’로 드러나게 되는것입니다. 이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일입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가해자 1명이랑만 싸우는게 아니에요. 셰도우 핀즈도 그걸 돕고있고 이미지화하는 작업들도 신중히 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