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일시: 2020.4.9 3:00
_장소: 서울중앙지법 제403호
_작성자: 테오즈
_정리: 테오즈
피고측 최종의견(요약 속기+코멘트)
<피고 김모씨 변호사>
원심에 대한 유죄 부분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고는 피해자와 합의 진행하고있습니다. 이 부분을 양형에 참작바랍니다.
<피고 김모씨>
피해자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피해회복을 위해서 노력을 하겠습니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피고 정준영 변호사>
사건진행 법리와 관련된 것을 짚겠으며 그 외에는 서면으로 갈음합니다.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에 대해서 원심은, 피해자가 당시 상당량의 술을 마셨고, 사건 당일에 공황장애 약을 복용함을 봤을 때 항거불능상태였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호텔에서 술을 마시지 않았거나 초반에만 마셨습니다. 피해자의 주량으로 봤을 때 당일 마신 술의 양이 정신을 잃을 정도가 아니었고 호텔에 들어갈 때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공황 장애 약에도 여러 종료와 여러 효과가 있을 텐데 원심은 이를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검사측에 처방된 약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으나 7년전인 2009년의 공황장애 진단 받은 것에 대한 것만 자료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테오즈 comment:
공황장애를 실제로 앓고 있고 치료중인 증상자로서 말한다. 이 질환은 그 자체가 다른 더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가는 전조증상일 수 있고, 다른 질환과 함께 동시에 진행되는 질환일 수 있다고 주의를 받으며, 관련해서 먹는 약물은 졸음, 몸에 힘빠짐, 타는듯한 입마름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질환의 증상으로는 가슴이 답답하고 질식할 것 같은 느낌, 청각의 과민화, 깜짝깜짝 잘 놀라는 증상, 현기증, 등 증상은 매우 개인차가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더 심해지기도 한다.
피해자가 평소보다 주량보다 술을 적게 마셨다 한들, 정준영의 변호사는 이 실제 질환을 겪고 있는 증상자가 어떻게 당시 아무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평온하고 멀쩡한 상태로 성관계를 할 마음이 있었다고 섣불리 가정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실제 정신과 의사도 단언할 수 없는 일이다. 나만해도 몇주에 한번씩 의사에게 매우 세세히 질문을 받으며 사후적으로 약의 양을 조절한다. 또한 정확하게는 공황장애와 불안장애를 동시에 앓고있을 확률이 크다고 진단 받은 바있다. 의학 전문가도 현 의학 수준의 한계를 지적하며 그 정도로 신중하게 말한다. 그 정도의 심리적으로 취약한 위험군에있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술을 마셨을 때는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가만히 놔두는게 상식이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옳다구나 성관계 하러 왔구나 생각하는게 대체 무슨 논리란 말인가. (설사 그 투병 사실을 당시에 몰랐더라도 재판과정에서 알게되었으면, 질병에 대해 전문가 의견 없이 섣불리 가정하려 들지말고 그때 얼마나 상대가 취약해졌었는지나 곰곰이 돌아볼것이지) 길가에서 쓰러지려고 휘청거리는 사람 호주머니나 뒤져서 지갑이나 빼가는 범죄자한테나 좋을 논리아닐까.
<피고 정준영>
많은 말씀 나눴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피해자분께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덕적이지 못하고, 짓궂게 저희끼리 얘기했던 것은 정말 반성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성을 하면서 철없던 지난 시간에 대해서도 반성을 하면서 살아가겠다. 죄송하다는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테오즈 comment:
짓궂은 저희끼리 얘기했던 것! 남자들의 강간문화 카르텔을 묘사하는 데 적절한 말이다. Boys will be Boys, 남자는 나이 먹어도 애다, 같은 신화에 아직도 피고 정씨는 기대어, 상위권력을 가진 남자 판사에게 나 좀 봐달라고, 넘어가달라고, 말하고 있는 꼴로 보인다. 뭐가 대체 죄송하다는 걸까.
<피고 권모씨 변호사>
피고인은 원심판결을 존중하며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걱정하고 있는 사진과 동영상의 존재 및 유포에 대해서, 피고인은 촬영이나 배포 행위에 가담을 한 적이 없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행위에 있어서 피해를 입었다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사건 직후 항의나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 노력중이기도 하니 이런 여러가지를 참작해주시기 바랍니다.
->테오즈 comment:
한국에서 성폭력 범죄 신고율은 2016년 여성가족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1.9%에 불과하다*. 즉시 고소하지 않았다고 해서 피해사실의 진의를 가리려는 것 부터 빈약한 논리이다. 98.1%의 여자들이 즉시 고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편인 전문직 종사 여성 중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에 적극적으로 “불쾌하다”고 의사 표현한 인구 비율은 8.26%에 불과하다.** 한국의 여성들은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이처럼 적극적인 대처를 하기보다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침묵하도록 교육받는 다는 현실을 법관 등의 법조인들은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참조1:
이영경, “성폭력 피해자 위한 법, 있지만 없다”, 경향신문, 2018.2.24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2240600015
**참조2:
[자료집] 전문직 여성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마련 심포지엄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http://kwla.or.kr/1657
http://www.kwla.or.kr/sub0402/1657
<피고 권모씨>
지금까지 저로인해 피해를 입었을 피해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수감기간 내내 저의 과거가 얼마나 무책임했고 어리석었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남은 생애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법이 허락하는 선안에서 형을 살겠습니다.
<피고 최종훈 변호사>
항소이유서로 갈음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면으로 제출하겠습니다.
<피고 최종훈>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현재 무죄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여성에 대한 상처를 저도 잘 알고 있고 피해회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무엇이 어찌되었든지 간에 피해자에게 상처를 안겨주어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억하며, 봉사하며, 헌신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테오즈 comment:
피고 최씨는 유죄를 부분인정한 다른 피고인들과 달리 여전히 성관계가 없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집단 성폭력 혐의가 있는 사건에서 1명만 굳이 혼자 이렇게 아예 사건을 부정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점이야말로 양형에 반영되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최씨는 갑자기 몇단계 건너띄고 공허한 사과만 하고 있는데, 죄를 인정하지 않는데 덮어놓고 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것인지, 이 점은 재판부를 기만하는 태도 아닐까.
<피고 허모씨 변호사>
증거를 종합해볼 때, 호텔 퇴실직전의 낮 12시에 가해자가 다짜고짜 이불을 들추었고 추행을 했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피고인들의 경우 야간 또는 새벽, 잠을 자고 있거나 술을 마시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는 데 허모 피고인의 경우 대낮에 그런 일을 했다는게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허모 피고인은 연예기획사에 종사하는 회사원으로 언젠가는 연예기획사 대표가 되려는 꿈을 가지고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성실하게 일했고 업계에서 인정도 받던 사람입니다. 누가 봐도 성추행이라 할만한 행동을 과감하게 저질러 자신이 이제껏 쌓아온 것을 무너뜨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의 이불을 들추려했거나 피해자 몸 위에 올라타는 행동을 하지 않았음을, 그러나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음을 참작해주시기 바랍니다.
->테오즈 comment:
피고 허씨가 평소에 어떤 사람이었는지와 실제 어떤 성범죄를 저질렀는지 사이의 개연성이야말로 상식적으로 납득할만한 것이 아니다.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성범죄자는 최근의 N번방 박사 조주빈 등 매우 많이 있다. 그리고 1) 낮시간대의 범행 시각 2) 이불을 들추지 않았음 3) 몸 위에 올라타지 않았음 만으로, 추행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변호사는 계속 생각하는 모양인데, 3가지 중 어느 것 하나도 피해자가 피고 허씨와 성적인 관계를 맺을 의사가 있었다고 증명할 수 없다. 1)~3)의 상황 속에서도 추행은 일어날 수 있었다. 성폭력 범죄 입증과정은 초등학교 저학년들이나 푸는 단순 객관식 문제, OX 퀴즈가 아니기 때문이다.)
<피고 허모씨>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해자분께 상처를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제가 물의를 일으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너무나 죄송합니다. 그러나 제 강제추행 혐의와 관련해서는 맹세코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성범죄자의 아내로서 고통받을 아내를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피해자에게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사죄드리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제게 억울함이 없도록 재판장님께서 면밀히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단 한번만이라도 피해자가 말하는 행동을 피고가 안하지 않을까 생각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반성하며 지난날의 철없던 언행들을 반성합니다.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테오즈 comment:
정말로 아무런 죄 없는 배우자분께 미안했다면 이런식으로 감형에 대한 호소와 같이 언급하며 비겁하게 내세우지 말았어야 한다는 씁쓸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허씨는 지금 여러 여성들에게 죄를 짓고 있으며, 다른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피해자에게 대체 무엇이 미안하다는 것인지가 의문이다.